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중국 반도체, 한국을 얼마나 따라왔나? 현황과 미래 전망

by J&P 2025. 5. 3.
728x90
반응형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에는 반도체가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며 '반도체 굴기'를 외치는 중국의 기술 경쟁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과연 현재 중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은 한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이며, 향후 경쟁 구도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1. 현주소: 강점과 약점의 교차

현재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은 각기 다른 강점과 약점을 보이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1) 한국: 제조 강국, 그러나 기초는?

한국 반도체

제조 및 메모리 리더십

한국은 전통적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 및 양산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DRAM, NAND Flash)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을 양분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구도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2025년 1분기, SK하이닉스가 DRAM 시장 점유율에서 30여 년 만에 삼성전자를 앞질렀다는 분석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기술적 우위를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3 및 HBM3E를 시장에 먼저 출시하며 엔비디아와 같은 핵심 고객사를 확보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경쟁에서 다소 뒤처지고 차세대 D램 공정(1c 등) 도입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각에서는 원가 절감에 치중한 결과 기술 리더십을 일부 내주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물론 삼성전자는 여전히 막대한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강자입니다.  

 

취약한 기초 역량

제조 강국의 이면에는 약점도 존재합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반도체 기초/원천 연구(78.8%) 및 설계(79.4%) 분야에서 중국(각각 81.1%, 80.2%)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핵심 설계 자산(IP)이나 장비, 소재 분야의 높은 해외 의존도로 이어져 한국 반도체 산업의 근본적인 취약점으로 지적됩니다.  

 

 

 

2) 중국: 무서운 추격과 전략적 집중

중국반도체

기초 역량 강화

KISTEP 조사 결과는 중국이 기초 연구 및 설계 분야에서 한국보다 다소 앞서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반도체 가치 사슬의 상류(Upstream)에서 중국의 역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메모리 추격 가속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에 힘입어 CXMT(창신메모리, DRAM)와 YMTC(양쯔메모리, NAND) 같은 기업들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CXMT는 17/18nm급 D램 기술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선두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약 5년 정도임을 감안해도 상당한 성과입니다. YMTC 역시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자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채택을 늘리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기술 진보 (SMIC)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미국의 극자외선(EUV) 장비 제재를 우회하여 기존 심자외선(DUV) 장비만으로 7nm 공정 개발에 성공,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칩을 생산했습니다. 더 나아가 2025년까지 DUV 기반 5nm 공정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TSMC 등 선두 기업 대비 50% 이상 높은 생산 비용과 1/3 수준의 낮은 수율이라는 심각한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이는 제재 속에서도 기술적 돌파구를 찾는 중국의 노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첨단 공정에서의 제약이 명확함을 드러냅니다.  

 

장비·소재 국산화 총력

미국의 제재와 반도체 자립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은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국산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식각, 증착, 세정, CMP(화학기계연마) 등 일부 공정 장비에서는 국산화율이 30%를 넘어서는 등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2022년 전체 장비 국산화율은 35%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노광 장비(특히 EUV/첨단 DUV)와 같은 핵심 분야에서는 국산화율이 3% 수준에 머무는 등 여전히 큰 기술 격차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양국의 상황은 서로 다른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기존의 압도적인 제조 역량과 메모리 리더십을 활용하여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 하는 반면, 중국은 제재라는 제약 속에서 기초 연구와 설계를 강화하고, 메모리와 레거시 공정, 그리고 장비·소재 국산화라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여 기술 자립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한·중 반도체 기술 수준 비교

주요분야 한국 중국
메모리
(DRAM/NAND)
세계 선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BM 경쟁 심화
빠른 추격 (CXMT, YMTC),
격차 축소 중
파운드리
(첨단 <7nm)
경쟁력 보유 (삼성전자) DUV 기반 진전 (SMIC),
EUV 부재로 격차 큼
파운드리
(레거시 >28nm)
안정적 막대한 투자 집중,
향후 시장 주도 가능성
설계/IP 상대적 약세 기초 역량 우위,
경쟁력 강화 중
장비 해외 의존도 높음 공격적 국산화 추진,
노광 등 핵심 분야 격차
소재 해외 의존도 높음 공격적 국산화 추진,
핵심 소재 격차
 
 
 

2. 성장 동력: 국가 전략과 지정학

양국의 반도체 경쟁은 단순히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전략과 지정학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전개되고 있습니다.

 

1) 중국의 '반도체 주권' 확보 전략

국가 주도 대규모 투자

중국 정부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일명 빅펀드)'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1기(1,387억 위안)는 제조 역량 강화, 2기(2,041억 위안)는 생태계 및 공급망 내재화에 집중했으며, 최근 발표된 3기 펀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440억 위안(약 64조 원)으로 장기 R&D, 장비·소재 국산화, 기술 병목 현상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3기 펀드에는 국유은행들이 대거 참여하여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 지원(인내 자본)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국가 주도 투자는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입니다.  

 

필수적인 국산화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는 중국에게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국산화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었습니다. 중국은 70% 자급률을 목표로 핵심 기술 내재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레거시 공정 집중

첨단 장비 도입이 막히자, 중국은 확보 가능한 DUV 장비나 자국산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28nm 이상의 성숙(레거시) 공정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전역에 수십 개의 신규 레거시 팹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되고 있습니다.  

 

대안 기술 모색

제재를 우회하고 새로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개방형 명령어세트 아키텍처인 RISC-V나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 기반 차세대 전력 반도체 등 신흥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2) 한국의 'K-반도체 벨트' 전략

목표

글로벌 반도체 리더십 유지 및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 구축이 핵심 목표입니다.  

 

주요 내용

용인, 평택 등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용수, 전력 등 인프라 지원 확대,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확대 등 인력 양성, 차세대 전력 반도체·AI 반도체 등 핵심 기술 R&D 자금(약 1.5조 원 이상) 지원, 반도체 특별법 제정 추진 등을 포함합니다.  

 

전략 방향

기존 강점인 메모리 및 첨단 제조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설계, 소재, 장비 분야의 국내 생태계를 육성하여 균형 잡힌 산업 구조를 만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국가가 기존 선두 기업들을 지원하며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3) 지정학 변수: 미국의 수출 통제

제재 메커니즘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첨단 AI 반도체 및 관련 제조 장비(EUV, 일부 첨단 DUV 등)의 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일본 등 동맹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반도체법(CHIPS Act)은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미치는 영향

최첨단 제조 장비 접근을 차단하여 5nm 이하 로직 반도체 개발 속도를 현저히 늦추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은 DUV 기반 공정 개발 및 레거시 공정 확대 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는 장비·소재 국산화 노력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중국 내에 생산 기지를 운영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에게는 미국의 규제가 직접적인 경영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 시장 접근성과 기술 협력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제재 효과의 양면성

미국의 제재는 중국의 최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효과적으로 지연시키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중국의 레거시 공정 투자와 장비·소재 국산화를 강력하게 촉진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성숙 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발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를 유발하여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새로운 경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즉, 제재가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고 특정 시장(레거시)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3. 미래 전망: 끝나지 않은 반도체 전쟁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은 더욱 치열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중국의 미래 경로

예상 궤적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인 기술 격차 축소와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됩니다. 또한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레거시 파운드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광 장비를 제외한 다른 핵심 장비들의 국산화 진전은 중국의 자급자족 능력을 더욱 높일 것입니다.  

 

주요 장애물

미국의 EUV 장비 제재로 인해 5nm 이하 최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는 여전히 큰 난관입니다. DUV 기반으로 개발 중인 7nm, 5nm 공정 역시 높은 비용과 낮은 수율 문제를 극복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자립 생태계를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기술적, 지식재산권적 도전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2) 한국의 과제

초격차 유지

메모리(차세대 DDR, HBM, 3D NAND 등)와 파운드리(GAA 공정, 3nm 이하 미세화)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격차를 벌려야 합니다.  

 

생태계 강화

중국의 국산화 공세에 대응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설계, 소재, 장비 분야의 국내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K-반도체 벨트 전략은 이러한 목표를 지향합니다.  

 

지정학적 균형

핵심 동맹이자 기술 공급처인 미국과, 최대 시장이자 생산 기지인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중국 내 생산 시설에 대한 미국의 규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3) 미래 핵심 경쟁 분야

AI 반도체 및 HBM

AI 연산을 위한 고성능 메모리(HBM)와 로직 반도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주도하며 삼성전자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SMIC-화웨이 협력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첨단 패키징

반도체 미세화 공정의 한계가 다가오면서 칩렛(Chiplet)과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이 성능 향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과 중국 모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레거시 공정 경쟁

중국의 대규모 레거시 공정 투자는 향후 해당 시장에서 가격 경쟁 심화와 시장 점유율 변화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각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며, 이는 생산 기지의 지역화와 잠재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매우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이 첨단 제조 및 메모리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은 기초 연구/설계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메모리 분야에서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는 7nm 이하 로직 반도체 분야에서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 되지만 동시에 레거시 공정 이나 특정 장비 분야 에서는 오히려 중국의 자립 속도를 높여 격차를 좁히거나 역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기술 격차는 제재의 실효성과 중국의 국산화 및 혁신 노력의 성패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4. 끝나지 않은 경쟁, 미래를 향한 질주

현재 한국은 반도체 제조 및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의 내부 경쟁 심화, 그리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추격하는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메모리, 설계, 레거시 공정 등 특정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며 반도체 자립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은 단순한 기술 우위 다툼을 넘어 막대한 국가적 투자와 복잡한 지정학적 역학 관계가 얽힌 고차 방정식입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 경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그 결과는 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술 지형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전략적 적응, 그리고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의 현명한 항해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입니다. 한국기업 화이팅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