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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

by J&P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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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저녁시간 중국의 작은 구멍가게에 물건을 사러 가면 늘 대장금이 틀어져 있었다. 

중국에서 국민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1위의 시청률을 자랑했고, 이영애 씨는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 뒤 2007년엔 '풀하우스'라는 드라마의 인기로 비와 송혜교의 '곰 세 마리' 노래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중국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땐 made in korea가 붙어 있는 제품이라면 큰 마케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프리미엄을 누렸더랬다.

소프트파워에 힘입어 합리적인 퀄리티의 한국제품들은 어떻게 보면 반강제적으로 중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어떠한 디지털 캠페인을 진행하더라도 즉각적인 반응에 환호를 했었고, 모든 게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던 시절이었다. 

소비자들은 늘 반응했고,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호감도가 극에 달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한국 제품의 황금기는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핸드폰은 1위의 자리에서 '기타'로 분류되기에 이르렀고, LG전자의 에어컨도 1위에서 밀려난 지 오래전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땐 중국시장에 대한 고민이나 이해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가 없었다.

 

 

그 당시 중국은 왜 우리에게 환호를 했을까?

    - 개방개혁을 통해 소득 수준이 높아져가던 시점

    - 문화적 이질감이 적었던 한국

    - 합리적인 제품

 

 

이를 종합해보면, 

명품을 아직 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에서 한국의 제품은 그 디자인과 품질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소프트파워를 통한 한국의 이미지는 그 만족도가 배가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2008년 올림픽과 2013년 시진핑 주석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글로벌 서비스를 했던 온라인 플랫폼들은 중국의 검열이라는 장벽에 막혀 입지가 줄어들었고, 자국중심의 시스템이 공고해지기 시작한다.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중국기업들을 통해 만들어지고 그들의 '패스트팔로워 전략'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간다. 이는 산업전반에 걸쳐 확대되어 이제는 '퍼스트무버'로의 움직임을 보이고 싶어 한다.

 

많은 한국기업들은 그 시절의 영광과 현재를 비교하며 변명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사드', '한한령', '코로나' 등등 그럴싸한 변명은 그들의 방어벽이 되어 주고, 기업의 가치를 보존하려 노력한다. 

나 역시 그 시절을 몸소 겪으며 외자기업들에 대한 불합리한 조치들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변명이 정말 실적 부진의 첫 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 소비자들은 '대륙의 실수'라는 닉네임을 붙여 그들의 제품을 평가절하한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듯이 그들은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합리적인 제품을 잘 만들고 있는 것이다.

즉, 한국제품 스스로 경쟁력 없는 제품이 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중국시장에서 철수 또는 사업을 축소하면서 저러한 변명을 했던 담당자들은 스스로가 변명이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전부터 서서히 자신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테니. 

스스로의 실패를 부정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기엔 저것 만큼 좋은 소재도 없었을 것이다.

 

현재까지도 양국은 코로나를 빌미로 맞불조치로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역시나 양국 언론도 하이에나처럼 부정적인 여론을 배설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시간의 문제이지 양국의 왕래가 가장 많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회생활이든 가정에서든 감정적 대응은 득 보다 실이 많다. 

중국을 감정적,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치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하는 건 맞지만 정부 역시 국가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곰의 탈을 쓴 여우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건 사치인 걸까. 여러모로 대외적인 대응에 아쉬움이 많은 건 나만 느끼는 건 아닐 게다.

 

애플의 아이폰, 나이키 운동화는 모두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으로 불태워지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중국에서의 매출은 줄지 않고 있다. 아이폰은 중국의 모바일시장에서 자국 제품들을 제치고 당당히 2위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애니콜 삼성의 영광은...)

 

어찌 보면 세계 1등 기업의 경쟁력이 아니고서는 살아남기 힘들어진 시장이 돼버린 중국이고, 어중간한 제품들은 중국 자국의 수많은 브랜드들 틈에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기업들은 문제의 본질을 외부보다 자신에게서 먼저 찾아봐야 할 것이다. 제품의 경쟁력을 무분별한 유통구조와 제품의 품질 등으로 스스로 망가뜨리지는 않았는지, 시장을 너무 쉽게 판단한 건 아닌지.

하지만 스스로가 아닌 환경적인 부분에서만 원인을 찾는다면 보다 강력해진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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